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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활동가의 소감 VOV 2014 11월호 자원활동가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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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217회 작성일 1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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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9일 르네시떼 앞 광장에서 ‘아시아 문화 한마당’이 열렸습니다.

원래는 민주공원에서 치러졌던 행사가 올해부터 르네시떼에서 열리는 것이라 합니다. 이런 행사가 있다는 것을 자원봉사를 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지만, 예전부터 참여하셨던 한글학교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재미있을 것 같아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찍 행사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과 행사물품이 넓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우리 한글학교 자원활동가들은 카페를 운영하기로 해서, 서둘러 물건을 옮기고 부스를 꾸몄습니다. 우리는 인스턴트 커피, 베트남 커피, 녹차, 인도홍차 짜이 등을 준비했습니다. 작년에는 카페에서 얻은 수입금을 좋은 일에 썼다던데, 이번에는 사정상 돈을 받기 힘들다 하여 대신 모금함을 두었습니다. 돈을 모아서 가난한 이주민의 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모금함에 생각 외로 많은 분들이 돈을 채워주셨습니다. 제 돈도 아닌데 제 기분은 왜 그렇게 좋았는지.

행사가 시작되기 전, 저희 부스 뿐 아니라 아시아의 각 나라별 공동체들도 그들의 부스를 단장했습니다. 사실 저는 그제서야 이 축제가 어떤 내용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아시아 문화 한마당은 베트남, 방글라데시, 중국, 필리핀, 미얀마 등 여러 나라의 음식과 문화를 보고, 만지고, 체험하는 축제였습니다. 많은 이주민들이 속속 광장에 모여들었습니다. 그리고 때맞춰 각 부스에서 맛있는 음식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음식 개시는 나중이라고 해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본 행사가 있는 무대쪽으로 향했습니다.

이날 저는 중요한 임무를 하나 맡았었습니다. 바로 ‘경품함’을 들고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행사 중간중간에 경품추첨이 있어서, 경품 티켓도 모으러 다니고 무대에도 올라가느라 꽤 바빴습니다. 경품함을 들고 다니면 여기저기서 “선생님~ 제가 당첨되게 해주세요!”, “여기도 표 있어요!”, “선생님!”. “선생님~” 하는 통에 잠깐 동안 인기스타가 된 것 같았습니다. 사실 저도 표 하나를 살짝 넣었는데, 몇 번을 뽑아도 제 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경품과는 인연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점심시간 즈음에 공연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나라별 부스가 본격적으로 개장되면서, 많은 방문객들이 각국의 음식을 맛보기 위해 부스 앞으로 몰려들었습니다. 부스를 운영하는 분들을 자세히 보니 대부분 우리센터 학생들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까 공연하던 분들도 수업시간에 본 것 같았습니다. 학생들은 선생님 많이 드시라며 듬뿍듬뿍 음식을 퍼 주었습니다. 부스 앞에서 학생들과 얘기하고 있을 때, 한 어르신이 다가와 제 손을 잡고 토닥이시며 “아이고 한국말 잘하네, 어쩜 그리 잘하노.”하셨습니다. 제가 학생들과 이야기하고 있으니 이주민으로 착각하셨나 봅니다.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행사장에는 한국 사람들도 많이 구경왔습니다. “실제로 와 보니까 생각과 많이 다르다.”는 말을 많이 듣다보니 경험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회가 점점 다문화로 나아가는 이때, 이런 행사가 사람들의 편견을 없애는데 좋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글 / 사진인물 : 김지은 (센터 한국어교육 자원활동가. 사진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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